성남아트센터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성남아트센터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3.10.0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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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남시 승격 50주년 기념, 정구호의 현대적 연출로 재탄생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서정림)이 자체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연출 정구호)을 오는 10월 12일(목)-15일(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한다.

성남아트센터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제작 오페라

<나비부인>은 이탈리아 오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 푸치니의 3대 걸작의 하나로, 그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작품으로 꼽힌다. 존 루터 롱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루이지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가 쓴 대본에 푸치니가 곡을 붙인 3막 짜리 작품이다.

일본 나가사키 항구를 배경으로 미국 해군장교 핑커톤과 집안이 몰락해 게이샤가 된 초초상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돌아오지 않을 남편을 홀로 기다리다 최후를 맞는 초초상의 이야기를 푸치니 특유의 서정적이고 극적인 선율로 그렸다.

이번 공연은 성남시 승격 50주년 기념이자, 성남아트센터가 6년 만에 선보이는 자체 제작 오페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성남아트센터는 개관 초기부터 <파우스트> <마술피리> <낙소스 섬의 아리아드네> 등 자체 제작 오페라로 큰 사랑을 받아왔으며, 2015년 <라 트라비아타>(2019년 재공연), 2017년 <탄호이저>를 통해 제작극장으로서의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19세기 일본에서 서기 2576년 우주로, SF적 연출로 새로운 해석

이번 <나비부인>은 기존 작품에 담겨있던 19세기 일본을 배경으로 한 제국주의적 시대상과 서구인들의 동양 여성에 대한 인식, 근대적인 남녀관계의 관점에서 벗어나, 현대의 변화된 시각에서 새롭게 접근한다.

먼저 배경을 먼 미래의 우주로 설정하고, 이야기의 구조부터 무대구성, 의상, 인물의 등장 방식 등에 SF적 상상력을 가미해 연출할 예정이다.

서기 2576년, 행성연합국을 대표하는 엠포리오 행성의 사령관 핑커톤이 평화 협상을 위해 파필리오 행성으로 파견되고, 파필리오의 공주 초초상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다. 남녀 주인공이 각 행성의 대표이자 동등한 협상자로 만남으로써 기존의 강대국-약소국이라는 제국주의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캐릭터간의 계급 차이도 줄였다.

무대는 눈(目)과 우주 행성을 형상화한 흰색 회전무대로 구성되며, 장면에 따라 조명과 LED 스크린을 통해 공간을 이미지로 구현한다. 또한 합창단을 무대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비대면 영상으로 송출하는 한편, 초초상의 내면인 나비를 상징하는 무용수를 배치하는 등 파격적인 시도가 돋보이는 실험적인 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동시에 작품의 본질인 인간에 대한 이야기, 사랑에 대한 영원불변의 메시지, 그리고 푸치니 음악과의 조화를 통해 기존 오페라와는 또 다른 매력의 <나비부인>이 탄생할 전망이다.

정구호 연출, 국내 최고 성악진 대거 참여

이번 <나비부인>은 패션·공예·브랜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서 이제는 공연계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한 정구호의 오페라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작품에서 정구호는 연출부터 무대, 의상, 조명, 영상 디자인을 맡아 새로운 시각에서의 작품 해석과 미장센을 통합한 예술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정구호 연출 (제공=성남문화재단)
연출 정구호 (사진제공=성남문화재단)

지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파트릭 랑에가 맡는다. 파트릭 랑에는 2014년 국립오페라단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지휘해 국내 관객들에게 인상 깊은 무대를 선보인 바 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코리아쿱오케스트라, 노이오페라코러스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줄 전망이다.

지휘자 파트릭 랑에 (사진제공=성남문화재단)

파필리오 행성의 공주 초초상 역에는 소프라노 임세경과 박재은이 출연한다. 임세경은 2015년 한국인 리릭 소프라노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슈타츠오퍼에서 초초상을 맡았으며 유럽 무대에서 <나비부인>을 200회 이상 공연한 국내 최고의 소프라노다. 또한 슈투트가르트 후고 볼프 아카데미 가곡콩쿠르, 2015 ARD콩쿠르 입상 후 2018년부터 2022-2023년 시즌까지 프라이부르크 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활약했던 소프라노 박재은도 초초상 역으로 함께한다.

엠포리오 행성의 사령관 핑커톤 역은 베르디 국제콩쿠르, 마리아 카닐리아 국제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유럽 무대에서 먼저 주목 받은 젊은 테너 이범주, 섬세한 음색과 미성이 매력적인 테너 허영훈이 맡는다. 영사 샤플레스 역에는 바리톤 우주호·공병우, 스즈키 역에는 메조소프라노 방신제가 출연한다. 이외에도 테너 노경범, 베이스 아이잭 킴, 바리톤 안환, 메조소프라노 강인선이 함께한다.

입장권은 성남아트센터와 인터파크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자세한 공연 정보는 성남아트센터 고객센터(031-783-8000) 및 홈페이지(www.snart.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성남아트센터 '나비부인' 공연 포스터 (제공=성남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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