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며 다시 쓰는 '갈매기, 목포의 눈물'
노래하며 다시 쓰는 '갈매기, 목포의 눈물'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3.10.22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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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목포의 눈물_포스터(사진제공=플레이티켓)
'갈매기, 목포의 눈물'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플레이티켓)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2023 퍼포먼스온/남x권x최 프로젝트의 <갈매기, 목포의 눈물>이 지난 10월 18일 개막, 오는 27일까지 눈빛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의 2023년 서울메세나 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갈매기, 목포의 눈물>은 안톤 체홉의 원작 <갈매기>가 작가 안정민에 의해 재탄생한 작품이다. 안정민은 남성 중심의 관점을 벗어난 균형 있는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썼다고 말한다. 그렇게 해서 드러나는 새로운 <갈매기>의 세상은 수평적으로 평평해진 일상에서 누리는 자유와 혼란을 도출하며, 그것들을 우리 시대가 품은 꿈이자 문제로 재해석한다.

성의 구분이 희미해진 목포의 갈매기는 성을 구분하며 억압하거나 구속하려는 세상에 대한 자유와 해방의 상징이다. '목포 갈매기'는 현실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상징적으로, 서사극적 연극주의 형식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번 공연은 심각하게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자유로이 움직이는 해방의 퍼포먼스에 가깝다. 또한 여러 장르의 노래가 포함돼 음악적 분위기를 띤다.

말하자면,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우리 시대로 가져왔으며, 그 공간이 목포이다. 질펀한 전라도 사투리로 계속되는 대본이지만 공연에서는 전체적으로 고독하고 불안한 우리의 일상을 표현하는 데에 무게를 둔다.

갈매기-목포의 눈물_연습사진(사진제공=플레이티켓)
'갈매기, 목포의 눈물' 연습 장면 (사진제공=플레이티켓)

이번 공연은 다년간 합을 맞춰 온 퍼포먼스온/남x권x최 프로젝트가 보여주는 연기, 동작, 노래의 하모니가 연출의 핵심적 요소이다. 배우들은 설치공간을 연상시키는 무대에서 흡사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인다. 그래서 권영호가 만드는 동작은 재현적 부가물이 아니며 인물의 배치와 포지션, 타블로 이미지에서 제스처까지 포함하는 오브제에 가깝다. 배우들의 동작은 일종의 극무용인 탄츠테아터와 같은 일상적 움직임을 표현하는 무용처럼 보일 수 있지만 춤 그 자체는 아니며, 작은 제스처와 움직임들로 보여진다.

노래 또한 보조장치가 아니라 전체적인 연출과 함께 작용하는데, 이런 연출을 통해 노래연극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극적 효과를 상승시킨다. 관객은 배우들의 연기, 동작, 노래 삼박자가 어우러진 '목포 갈매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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