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시우 기자 = 독일 정통 피아니즘의 계보를 잇는 거장 게르하르트 오피츠가 10여 년 만에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11월 2일(목), 금호아트홀 기획공연 '아름다운 목요일'의 <금호 EXCLUSUVE> 시리즈로 열리는 이번 연주회는 짙고 풍부한 울림의 독일 음악에 대한 깊은 통찰을 풀어내는, 독일 피아노 음악의 진수를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피아니스트 게르하르트 오피츠는 빌헬름 켐프, 클라우디오 아라우, 빌헬름 박하우스 등 20세기 독일의 위대한 피아노 계보를 잇는 거장으로 꼽힌다. 1977년 루빈슈타인 콩쿠르의 우승자로 이름을 알렸으며,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을 필두로 다수의 세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해 왔다.
현재까지 80여 장에 달하는 음반을 발매했으며, 각각의 음반은 작곡가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그의 음악적 철학을 담고 있다. 바흐의 <평균율> 피아노곡집, 베토벤, 슈베르트, 모차르트의 소나타, 그리그와 브람스의 피아노 작품 등 주요 작곡가들의 피아노 작품 전곡을 연주해왔다. 라인가우 음악축제에서 11개 프로그램을 통해 슈베르트의 피아노 독주작품 전곡을 선보이기도 했으며, 1990년 브람스의 피아노 작품 전곡, 1993년에는 콜린 데이비스 경과 함께 브람스의 두 개의 협주곡과 그리그의 피아노 작품을 담은 음반을 발표했다. 1995년과 1996년 발매된 그의 음반들 중 마렉 야노프스키 지휘 아래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음반은 후대 음악가들에게 귀감이 되는 주요 음반 중 하나이며, 그의 방대한 디스코그래피에는 콜린 데이비스 경의 지휘로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과 작업한 카를 마리아 폰 베버 피아노 협주곡 전곡 음반과 슈만 피아노 작품 전곡 음반도 포함된다.
그는 1981년 뮌헨 국립음대 역대 최연소 교수로 임명되어 2013년까지 재직했다. 2009년에는 슐레스비히 홀슈타인 브람스 소사이어티가 수여하는 클래식계 최고 영예의 상인 ‘브람스 상’을 받았으며, 2014년에는 브람스가 수상했던, 독일 바이에른 정부가 수여하는 바이에른 막시밀리안 과학예술훈장을 받았다.
게르하르트 오피츠는 이번 무대에서 낭만주의 시대의 두 독일 작곡가, 슈베르트와 리스트의 작품을 엄선해 들려준다. 1부에서는 서정성을 넘어 인간의 고통을 진실하게 다룬 슈베르트의 <소나타 15번> ‘유품’과 ‘방랑자’ 환상곡을 선보이며, 2부에서는 리스트의 <발라드 2번 순례의 해 제2년 ‘이탈리아’>, 바흐의 <‘울고, 탄식하고, 근심하고, 두려워하도다’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연주한다. 리스트는 초절 기교적인 피아노 작품을 작곡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한편으로는 슈베르트에 감화를 받아 그의 작품을 편곡해 연주하며 자신의 서정성을 음악에 드러내기도 했다. 오피츠는 이번 무대에서 슈베르트와 리스트가 남긴 인간 내면의 짙은 감정과 명상적 면모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작곡가를 파고드는 탁월한 음악적 통찰력과 풍부하고 탄탄한 음색, 변화무쌍한 테크닉으로 펼쳐질 게르하르트 오피츠의 전설적인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PROGRAM
프란츠 슈베르트 Franz Schubert
피아노 소나타 제15번 C장조 ‘유품’ D.840 중
Piano Sonata No.15 in C Major 'Reliquie' D.840 (excerpts)
Moderato
Andante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방랑자’, D.760
Fantasia for Piano in C Major 'Wanderer', D.760
Allegro con fuoco ma non troppo
Adagio
Presto
Allegro
I N T E R M I S S I O N
프란츠 리스트 Franz Liszt
피아노를 위한 발라드 제2번 b단조 S.170a
Ballade for Piano No.2 in b minor S.170a
피아노를 위한 모음곡 순례의 해 제2년 ‘이탈리아’ S.161 중
Années de pèlerinage, 2nd Year 'Italie' Suite for Piano, S.161 (excerpts)
Sonetto 47 del Petrarca
Sonetto 104 del Petrarca
Sonetto 123 del Petrarca
피아노를 위한 J.S. 바흐의 ‘울고, 탄식하고, 근심하고, 두려워하도다’ 주제에 의한 변주곡, S.180
Variationen über das Motiv von J.S. Bach 'Weinen, Klagen, Sorgen, Zagen' for Piano, S.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