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극단 올해 마지막 공연 - 해롤드 핀터 '컬렉션'
서울시극단 올해 마지막 공연 - 해롤드 핀터 '컬렉션'
  • 김다인 기자
  • 승인 2023.11.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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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션' 포스터 (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서울시극단이 올해 다섯번째 레퍼토리로 해롤드 핀터(Harold Pinter)의 <컬렉션>을 12월 1일(금)부터 10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무대에 올린다. 서울시극단의 2023년 테마는 ‘고전’이다. 고전이 가진 힘으로 예리하게 응시하되 현시대에도 여전한 영감과 감동을 전달하자는 취지다.

해롤드 핀터는 200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극작가로 독특한 문체와 주제에 대한 깊은 탐구로 연극계를 넘어 문화계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 예술가다. '핀터레스크(Pinterresque)'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부조리극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다. 1961년 작 <컬렉션>은 그의 작품세계가 잘 드러난 진실 찾기에 관한 추리극이다.

작품은 동성애 커플인 해리와 빌, 부부인 제임스와 스텔라가 출장지에서 생긴 두 남녀의 외도에 대해 각기 다른 이야기를 하며 진실을 찾아간다. 스텔라와 빌의 외도를 중심으로 네 등장인물이 한 사건을 두고 제각기 다른 진술을 하는 과정에서 진위 여부는 점점 모호해지고 관계는 얽혀간다. 네 사람 각자의 이야기가 진실일 수도 있고 거짓일 수도 있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현대인들의 확증편향적 모습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이번 공연은 <전명출 평전> <베르나르다 알바> 등을 연출하고, 2020년 <그날, 그날에>로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받은 변유정이 연출을 맡았다. 얼마나 진짜와 가짜가 손쉽게 바뀌고 진실이 호도될 수 있는가를 변유정 특유의 섬세하고 예민한 연출과 서울시극단 배우들의 앙상블로 실감할 수 있다. 서울시극단의 기둥으로 안정적인 연기를 펼쳐온 강신구와 김신기가 각각 제임스와 해리를,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 정원조가 빌, 전작 <카르멘>에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여준 최나라가 스텔라 역을 맡았다.

변유정 연출은 “우리들은 서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진실과 거짓말 사이. 서울시극단 네 명의 배우가 만드는 <컬렉션>은 인간의 심층을 들여다보며 일상의 대화 속 숨겨진 미스테리한 너와 나의 침묵을 끄집어내는 작품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극단 고선웅 단장은 “연극의 본질을 찾으려 했던 2023년의 마지막 라인업이 동시대 사람들에게 울림이 있길 바란다.”라며 ”진실을 알기 전까지는 모든 판단을 유보하시라 말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공연 시간은 화-금요일 오후 7시 30분 / 토요일 오후 3시, 오후 6시 30분 / 일요일 오후 3시이며 월요일은 공연이 없다. R석 4만5천원, S석 3만5천원. 러닝타임 9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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