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국립현대무용단이 영국 웨일스 국립무용단과 함께하는 프로젝트 <웨일스 커넥션>을 오는 11월 24-26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선보인다. 웨일스 국립무용단은 독특한 역사와 문화적 배경, 예술적 잠재력을 보여주는 작품을 통해 현대무용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단체다.
이번 무대는 국립현대무용단이 선정한 김보람(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과 웨일스 안무가 앤서니 맷세나(Anthony Matsena)의 신작 더블빌로, 각자의 주제의식과 스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김보람과 맷세나 두 사람은 모두 스트리트 댄스로 춤을 시작한 안무가들이다. 맷세나는 올해 4월 오디션을 통해 한국의 무용수들과 만났으며 10월 초 한국에 들어와 8명의 무용수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김보람도 9월 웨일스 국립무용단을 방문해 3명의 무용수와 만나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10월 웨일스로 다시 건너가 작업 중이다.
김보람 <카타초리> - 무한한 상상력, 독특하고 재치 있는 안무 스타일
다양한 춤 장르를 배경으로 관객과 친근하고 깊은 소통을 하고 있는 김보람은 '웨일스 커넥션'에서 신작 <카타초리>를 발표한다.
‘음악 이전의 소리’ ‘춤 이전의 몸’으로 돌아가 독특한 음악적 해석으로 안무를 시도했던 김보람은 이번 신작에서 태초의 빛에 주목한다.
‘보이지 않는 빛’이라는 의미가 담긴 ‘카타초리’는 김보람이 만든 단어다. ‘왜 살아서 움직이는 것일까?’ ‘태초의 빛은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에 대해 질문하며, 신체에 대한 이해와 탐구를 통해 내 안의 빛을 찾아볼 예정이다. 인간을 포함해 모든 생명은 빛에서 왔지만, 그 빛을 인지하지 못하는 누군가를 위해 이번 무대에서 ‘카타초리를 찾아가는 여정’을 안내할 예정이다.
김보람은 웨일스 국립무용단 무용수 3인(사무엘 질로비츠, 질 고, 피에트로 마조타)과 함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음악은 밴드 이날치의 음악감독 장영규가 작곡 겸 음악감독을 맡았다. 두 사람은 <범 내려온다> 영상을 통해 국내외에서 주목받았지만, 작품으로 함께 작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앤서니 맷세나 <캔드 미트> - 극적인 표현력과 눈을 뗄 수 없는 강렬한 움직임
앤서니 맷세나는 짐바브웨에서 출생해 웨일스에서 성장한 안무가, 퍼포머이자 영화감독이다. 그는 아프리카 가정에서 유럽식 교육을 받았으며 작품 속에 문화, 인종, 변화, 소속감 등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다. 그는 남동생 켈과 2017년 맷세나 프로덕션을 공동 설립해 아프리카 댄스, 힙합, 컨템포러리, 랩, 연극, 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흑인들이 지닌 다양한 재능과 그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맷세나 프로덕션의 2022년 첫 장편영화 <에러 코드 8:46(Error Code 8:46)>가 스완지 탤리신 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최근 2023 BAFTA Cymru Awards(영국 영화 텔레비전 예술아카데미)에서 <BROTHERS IN DANCE>가 싱글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수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런던과 웨일스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주목 받는 젊은 안무가로 급부상하고 있는 맷세나의 작품에서는 안무가의 고유한 몸성을 바탕으로 타고난 박자, 리듬, 내재된 음악성이 자연스럽게 전달된다. 무용, 댄스필름, 연극 등 여러 장르의 형식과 구조를 넘나들며 과감하게 작업을 시도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이번에 선보일 신작 <캔드 미트>는 붕괴 직전 상태에 있는 세상에 대한 견해를 탐구하는 작품이다. 연극, 춤, 음악이 탄탄하게 결합된 이 작품은 우리가 스스로에게 부여하는 가치와 세상이 우리에게 부여하는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전 세계적 자본주의, 소비지상주의, 과로의 숨 막히는 손아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공통된 소망으로 결속된 8명의 한국 무용수들이 등장한다. 그들을 통해 사랑과 집착, 삶과 죽음, 현실과 환상, 일과 목적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상황들 속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치들, 그리고 그것을 지키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