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 베를리오즈 탄생 220주년 기념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국립심포니, 베를리오즈 탄생 220주년 기념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3.11.03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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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 연극, 음악 집대성한 ‘하이브리드 교향곡’
국립심포니,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포스터(제공=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심포니,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포스터 (제공=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베를리오즈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11월 17일(금)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 올린다. 베를리오즈 탄생 220주년을 맞아 문학의 음악화를 시도한 이 작품을 통해 색채적이고 회화적인 베를리오즈의 음악세계를 탐험한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1594년 발표 이후 수많은 작곡가의 영감이 됐다. 차이콥스키는 환상 서곡으로, 구노와 벨리니는 오페라로, 프로코피예프는 발레곡으로 발현했고, 새로운 오케스트라 음향체를 고민하던 베를리오즈에게는 성악이 편성된 극적 교향곡으로 구현됐다.

이번 무대는 3명의 독창자와 합창단, 그리고 오케스트라 등 200여 명의 연주자가 함께하는 대규모 편성으로 눈길을 끈다. 연주 시간 90분을 넘는 공연으로, 1988년 국내 전곡 초연 이후 모처럼 만나보는 대형 연주다.

흥미롭게도 오케스트라가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기한다. 베를리오즈는 숭고한 사랑을 언어로만 담아내는 것에 한계를 느껴 무한한 표현이 가능한 기악을 통해 그 깊은 감정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더욱 풍부하고 강력한 악상의 오케스트레이션이 특징이며 풍성한 관현악 사운드를 바탕으로 독창, 합창, 합창 레치타티보(대사를 말하듯 노래하는 형식) 등 다채로운 음향을 체감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작품 감상 포인트는 합창. 드라마틱한 사랑이라는 주제로 베를리오즈는 극과 음악을 합창을 통해 연결했다. 합창단은 두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오랫동안 반목해온 로미오의 몬태규 가문과 줄리엣의 캐퓰렛 집안을 대표하며, 3명의 성악가는 전체적인 줄거리를 전하는 해설자, 로미오의 친구 머큐시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지지하는 로렌스 수사를 각각 맡는다.

그란데 오페라합창단(제공=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그란데 오페라합창단 (사진제공=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다비트 라일란트 예술감독은 “거대한 블록버스터 영화음악과 같은 작품”이라며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변모한 오케스트라에 집중하다 보면 베를리오즈가 그리고자 한 극적 표현과 관현악의 색채미에 매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조소프라노 김정미, 테너 문세훈, 프랑스 출신 베이스바리톤 에드윈 C. 머서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출연하며, 국립합창단과 그란데 오페라합창단이 함께한다. 예매 및 공연 문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www.knso.or.kr) 또는 전화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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