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네 소피 무터, 5년만에 내한 리사이틀
안네 소피 무터, 5년만에 내한 리사이틀
  • 이종찬 기자
  • 승인 2024.02.15 0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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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 소피 무터 리사이틀
안네 소피 무터 리사이틀 (제공=크레디아)

[더프리뷰=서울] 이종찬 기자 = 안네 소피 무터가 내한한다. 단단하고 균형잡힌 사운드, 풍부한 음악성, 품격 있는 연주로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바이올리니스트’로 칭송받는 그녀가 어느덧 60세를 맞아 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다. 3월 13일, 모차르트와 슈베르트, 클라라 슈만과 레스피기의 곡으로 피아니스트 램버트 오키스와 함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오른다.

안네 소피 무터는 올해로 데뷔 48주년을 맞았다. 1976년 루체른 페스티벌의 '영 아티스트 시리즈'로 데뷔한 무터는 이듬해 카라얀과 함께 잘츠부르크에서 확실하게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며 본격적으로 세계를 누비기 시작했다. 레코딩에 있어서도 무터는 카라얀이 이끄는 베를린 필과 함께 녹음한 모차르트 협주곡 3번과 5번을 시작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축적해 왔다. 특히 무터는 20-21세기 동시대 음악에 큰 열정을 보여 지금까지 31편의 작품을 세계 초연하기도 했다.

무터는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클래식계에 전무후무한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는 그래미상을 4회 수상했고 음악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폴라상의 2019년 수상자이다. 폴라상의 역대 수상자로는 로스트로포비치, 아이작 스턴, 요요 마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유럽의 권위 있는 음악상인 에코상을 무려 아홉 번이나 수상했으며 지멘스상, 독일음반상, 프랑스 디스크 그랑프리상, 일본 로열 임페리얼상 등 전 세계 가장 권위있는 클래식 음악상을 모조리 휩쓸었다.

그녀의 위상은 발매된 음반 목록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클래식 레이블이자 무수한 거장들의 카탈로그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은 1978년 그녀의 첫 음반부터 함께했고, 음악계의 큰 기점마다 무터 음반을 통해 이를 기념해 왔다. 2006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2009년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2011년 무터 데뷔 35주년, 2014년 무터 & 오키스 협업 25주년, 2016년 무터 데뷔 40주년, 2018년 무터 음반 데뷔 40주년,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 등 위대한 작곡가들의 기념 해에는 여지없이 무터의 음반 박스 세트가 발매됐다.

무터는 초창기부터 안정적인 기량이 검증된 연주를 보였고, 이후로도 기복을 거의 느낄 수 없었던 몇 안 되는 연주자이다. 화려하고 짙은 표현에서부터 세련되고 감각적인, 때로는 섬세한 개성의 표출까지, 바이올린 연주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무터의 연주는 시간이 갈수록 진화했다. 예순을 맞은 그녀는 “무대에 있는 그 순간에 내 모든 것을 바쳐 음악으로 소통해 왔다”라고 고백한다.

안네 소피 무터 (c)JuliaWesley (제공=크레디아)
안네 소피 무터 (c)JuliaWesley (제공=크레디아)

이번 공연을 여는 곡은 모차르트 <소나타 18번>이다. 모차르트는 무터에게 매우 특별한 작곡가이다. 카라얀과의 인연을 시작하고 지속하게 해준 것이 모차르트 작품이었고, 사랑하는 남편(데트레프 분더리히)이 사망했을 때 남편의 장례를 치른 뒤 처음으로 연주한 곡 역시 모차르트 소나타였다.

슈베르트 <환상곡 C장조>는 슈베르트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작곡한 작품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이다. 무대에서 연주자의 기량, 하모니, 사운드, 감정표현을 모두 요하는 고난도 작품으로 ,한국 공연에서는 처음으로 슈베르트 작품을 연주한다.

2부는 클라라 슈만 <로망스>와 레스피기 <바이올린 소나타>로 이어진다. 이중 레스피기 소나타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안네 소피 무터가 가장 아끼고 자주 연주하는 곡이기도 하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무터가 연주한 레스피기 소나타에 대해 “과하게 감정적이지 않으면서 깊고 심오한 연주, 그러나 그녀가 드라마틱하게 연주하고자 마음먹는 순간 드라마로 변신한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무터와 호흡을 맞출 피아니스트 램버트 오키스는 1988년 미국 리사이틀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수많은 무대에서 다양한 듀오 작품을 함께 연주한 무터의 오랜 음악 동료이다. 36년을 함께해 온 만큼 이제 오키스 없는 안네 소피 무터의 무대는 상상하기 힘들다. 램버트 오키스는 솔리스트로도 인정받아 다양한 무대에 선 바 있으며 과거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의 파트너로 11년 넘게 활동하기도 했다.

안네 소피 무터와 램버트 오키스 (제공=크레디아)
안네 소피 무터와 램버트 오키스 (제공=크레디아)

60세를 맞아 열리는 이번 공연은 바이올린의 여제 무터의 음악세계와 품격이 얼마나 깊고 넓어졌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네 소피라는 아름다운 한 여인의 생애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각별한 무대로 기억될 것이다.

프 로 그 램

모차르트 - 바이올린 소나타 18번 KV.301 G장조

슈베르트 -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D.934 C장조

  휴 식

클라라 슈만 - 세 개의 로망스 Op. 22

레스피기 - 바이올린 소나타 b단조 P.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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