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필 ‘지휘자와 작곡가’ 2024 프로그램 공개
부천필 ‘지휘자와 작곡가’ 2024 프로그램 공개
  • 조일하 기자
  • 승인 2024.01.1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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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더프리뷰=서울] 조일하 기자 =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024년 정기연주회 테마는 ‘지휘자와 작곡가’다. 홍석원, 최수열, 아드리앵 페뤼숑, 송유진, 이승원, 서진, 김건, 제바스티안 랑-레싱, 마르틴 덴디벨, 가렛 키스트 등 10명의 지휘자가 한 해 동안 저마다의 위대한 작곡가를 조명할 계획이다.

지휘 홍석원 (c)Hwang piljoo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홍석원 (c)Hwang piljoo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홍석원과 브루크너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홍석원은 탄생 200주년을 맞은 브루크너를 선택했다. 그가 지휘할 작품은 <교향곡 제6번>. 우리가 브루크너에게 기대하는 무게감을 기분 좋게 배반하는 이 곡은 맑고 상쾌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브루크너의 가장 유명한 작품도, 연주회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도 아니지만,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오페라, 발레, 현대음악을 폭넓게 오가는 젊은 명장이 마음을 기울인 이유다. 콘체르토는 모차르트의 밝고 경쾌한 클라리넷 협주곡(김상윤 협연)을 준비,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기에 최적이다.

지휘 최수열 (c)박재형
지휘자 최수열 (c)박재형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최수열과 브람스

최수열은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한다. 브람스가 오스트리아 남부에서 휴양하며 작곡한 전원 교향곡이다. 매사 진중하고 심각했던 브람스와 어울리지 않는 사랑스러움은 자못 위트 있기까지 하다. 그런 점이 늘 새롭고 흥미로운 것을 탐색하는 챌린저 최수열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도. 전반부엔 찰스 아이브스의 <대답 없는 질문>과 풀랭크의 <오르간 협주곡>(신동일 협연)을 배치한 프로그래밍으로 낭만주의부터 현대음악까지 고루 들을 수 있는 밸런스도 챙겼다.

지휘 아드리앙 페뤼숑 (c)JoongSeok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아드리앵 페뤼숑 (c)JoongSeok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아드리앵 페뤼숑과 드뷔시

아드리앵 페뤼숑은 드뷔시의 <바다>를 선보인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모습을 포착한 이 작품을 통해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프랑스인 마에스트로가 지휘하는 음(音)의 물결로 함께 항해해 보자. 그는 2024 교향악축제에서도 부천필과 호흡을 맞출 예정. 함께 연주할 라벨의 <스페인 광시곡>과 <어미 거위 모음곡> 또한 프랑스를 향한 그의 지극한 순애보다.

지휘 송유진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송유진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송유진과 차이콥스키

송유진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을 택했다. 차이콥스키가 파경의 아픔을 겪고 도피성 여행을 다니던 중 작곡한 이 작품은 그의 심리만큼이나 드라마틱하게 요동치며 인간의 고독과 운명을 그리고 있다. 불같은 열정과 순수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지휘자 송유진은 이러한 차이콥스키의 애상을 보듬는다. 앞서 연주될 멘델스존의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서곡과 <바이올린 협주곡>(박수예 협연)은 우수에 젖은 선율로 먼저 우리의 감성을 말랑하게 적실 것이다.

지휘&비올라 이승원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비올라 이승원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이승원과 슈베르트

최근 젊은 지휘자들 사이에서 훌쩍 도약한 이를 꼽는다면 이승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새로운 세대가 해석하는 고전파 슈베르트는 어떨까. 비올리스트에서 신시내티 심포니 수석 부지휘자로 과감하고 강단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그가 <교향곡 제9번>과 같은 스케일과 깊이를 가진 작품에 목말라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바그너의 <사랑의 죽음>은 물론, 직접 비올라를 연주하는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윤은솔 협연)까지.

지휘 서진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서진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서진과 멘델스존

서진은 멘델스존을 뽑아들었다. <교향곡 제5번>은 우아하고 투명하게 쌓아 올린 선율과 짜임새 있는 대위법으로 심포니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테크닉적 섬세함, 물러서지 않는 집요함. 꼼꼼하게 오케스트라를 살피는 그가 떠오르는 프로그램 선정이다.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서곡과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7번>(정규빈 협연)도 그가 조형한 관현악의 밤에 반짝임을 더한다.

지휘 김건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김건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김건과 시벨리우스

시벨리우스는 김건이 꾸준히 조명하고 있는 작곡가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창원시향과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연주를 수행하고 있는 김건에겐 자연스러운 선택. 부천필과 선보일 시벨리우스는 그가 남긴 최초의 교향곡이자 기념비적 작품인 <제1번>이다. 이 곡에 영향을 끼친 후기 낭만파 음악의 대표 주자 바그너의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과 드보르작의 <바이올린 협주곡>(최송하 협연)이 낭만적 음악 듣기의 길로 우리를 안내한다.

지휘 Sebastian Lang Lessing (c) Natalia G. King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Sebastian Lang-Lessing (c) Natalia G. King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제바스티안 랑-레싱과 차이콥스키

앞서 차이콥스키의 애상을 보듬었다면, 이번엔 차이콥스키의 비창을 이야기한다.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가 일부 차용되기도 한 <교향곡 제6번>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제바스티안 랑-레싱이 무엇보다 극적이었던 차이콥스키의 마지막을 무대에 올린다. 평생을 이방인으로 방황했던 그의 삶을 위로하듯, 노스탤지어를 그리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김두민 협연)이 한 떨기 들꽃을 바친다.

지휘 마르틴 덴디벨 (c)Kaupo Kikkas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지휘자 마르틴 덴디벨 (c)Kaupo Kikkas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마르틴 덴디벨과 시벨리우스

벨기에 출신의 이 젊은 마에스트로는 번뜩이는 천재성으로 독일 국제지휘자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 처음 방문해 시도하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 뿐만 아니다. 여기에 각각의 창의성으로 빛나는 리스트의 <전주곡>과 <피아노 협주곡 제1번>(김종윤 협연)을 엮어 그만의 새로운 관점으로 직조하고 제시한다.

Garrett Keast (c)Kiran West GALLERY (사진제공=부천시립예술단)

가렛 키스트와 차이콥스키

차이콥스키가 유독 오페라 지휘에 일가견이 있는 지휘자들의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듯하다. 가렛 키스트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으로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비극과 숙명을 말하는 이 작품은 지난날을 회고하며 우울에 잠겨있지만 끝내 먹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드리우는 희망을 암시한다. 한 인물의 일생을 조감하듯 베버의 <오베론 서곡>과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박규민 협연)은 선이 강하고 풍부한 선율로 서사를 풀어낸다.

 

■ 정기연주회 공연일정

공연명 지휘 협연 프로그램 일시장소

제312회 정기연주회

신년음악회

<신세계로부터>

나이덴 토도로브

(Nayden Todorov)

소프라노

박소영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박쥐 서곡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친애하는 후작님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봄의 소리 왈츠

드보르작,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

1월 19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3회 정기연주회

<홍석원과 브루크너>

홍석원

클라리넷

김상윤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2월 28일(수)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4회 정기연주회

<최수열과 브람스>

최수열

오르간

신동일

찰스 아이브스, 대답 없는 질문

풀랭크, 오르간 협주곡

브람스, 교향곡 제2번

3월 22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5회 정기연주회

<아드리앵 페뤼숑과 드뷔시>

아드리앵 페뤼숑

(Adrien Perruchon)

추후공개

라벨, 스페인 광시곡

라벨, 어미 거위 모음곡

드뷔시, 바다

4월 4일(목)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6회 정기연주회

<송유진과 차이콥스키>

송유진

바이올린

박수예

멘델스존,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서곡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

5월 24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7회 정기연주회

<이승원과 슈베르트>

이승원

바이올린

윤은솔

바그너, 사랑의 죽음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슈베르트, 교향곡 제9번 ‘그레이트’

7월 11일(목)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8회 정기연주회

<서진과 멘델스존>

서진

피아노

정규빈

멘델스존, 한여름밤의 꿈 서곡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제27번

멘델스존, 교향곡 제5번

7월 26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19회 정기연주회

<김건과 시벨리우스>

김건

바이올린

최송하

바그너,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드보르작, 바이올린 협주곡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1번

9월 27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20회 정기연주회

<제바스티안 랑-레싱과 차이콥스키>

세바스티앙 랑-레싱

(Sebastian Lang-Lessing)

첼로

김두민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6번

10월 18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21회 정기연주회

<마르틴 덴디벨과 시벨리우스>

마르틴 덴디벨 (Martijn Dendievel)

피아노

김종윤

리스트, 교향시 제3번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

11월 14일(목)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22회 정기연주회

<가렛 키스트와 차이콥스키>

가렛 키스트

(Garrett Keast)

바이올린

박규민

베버, 오베론 서곡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

11월 29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제323회 정기연주회

송년음악회

<베토벤, 합창>

추후공개

피아노 박진우

소프라노 박하나

알토 이아경

테너 이범주

바리톤 양준모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12월 27일(금) 19:30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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