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살로메를? - '남성창극 살로메' 눈길
남자가 살로메를? - '남성창극 살로메' 눈길
  • 조일하 기자
  • 승인 2024.01.24 1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성창극 살로메' 포스터

[더프리뷰=서울] 조일하 기자 = <남성창극 살로메>가 2월 2일(금요일)부터 4일(일요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준수, 윤제원, 유태평양, 김수인, 정보권, 서의철, 이정원 등 스타급 남성 창극배우들과 5명의 코러스, 7명의 라이브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강렬하고 극단적인 비극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를 고선웅이 극단적 결말로 다시 썼고 연출은 안무가 출신 김시화가 맡았다.

성경 이야기를 바탕으로 오스카 와일드가 1891년 프랑스어로 쓴 <살로메>를 고선웅은 한층 더한 막장으로 각색했고, 이를 정은혜가 소리로 만들었다. 작곡가 김현섭은 이를 다시 아쟁, 첼로, 일렉기타, 태평소, 피리, 생황, 피아노, 타악기를 사용해 그로테스크한 음악으로 표현한다.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꼽히는 ‘살로메의 일곱 베일의 춤’ 등 안무는 뮤지컬계 스타 안무가 신선호가 맡았다.

<남성창극 살로메>는 세례자 요한을 사랑한 공주 살로메와 이를 둘러싼 헤로데 왕가의 뒤틀린 욕망을 그린 막장 드라마다. 김시화 연출은 모든 인물을 남성배우로 구성한 데 대해 “ 남성창극은 이전에 없던 실험적 도전이다. 예술적 측면에서 성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요즘 해볼 만한 시도라 생각했고, 전통예술 공연에서 이러한 시도는 창작의 가능성을 높이고 대중화를 실현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창극 살로메 헤로데왕 유태평양, 헤로디아 왕비 서의철 (사진제공=)
창극 '살로메' 헤로데왕(유태평양, 오른쪽), 헤로디아 왕비 서의철 (사진제공=김시화)

이번 작품으로 창극연출가로 데뷔하는 김시화는 그동안 국립창극단 <귀토> <심청가> 등의 조연출을 비롯해 국립무형유산원, 경기국악원, 전북도립국악원, 천안시립예술단 등 국공립단체 작품들의 연출과 안무, 방송드라마와 방송무대 안무작업 등을 통해 실력을 다져왔다. 국립국악중고등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예술사와 전문사를 졸업하고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체계적인 전통예술교육과 다양한 실전 경험을 갖춘 새로운 여성 창극연출가의 탄생이 주목된다.

연출 김시화 (사진제공=김시화)

작창가 정은혜는 "판소리에서 파생된 창극 소리의 양식적 깊이를 확보하는 동시에 현시대의 창작곡 개념을 작창에 적극 도입, 내용의 폭을 넓혀 익숙한 장르에서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하는 데에 주력했다. 음악적 표정을 어떻게 낼 것이냐가 관건이다. 익숙한 창법을 조금 내려놓고 '말과 대사에서 시작된 소리'라는 전제로, 치밀한 대사들, 밀도 있고 힘 있는 어조에 선율을 얹어 극적 상황과 인물의 정서 표출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라고 작창 의도를 밝혔다.

김시화 연출과 이상봉 디자이너 (사진제공=)
김시화 연출과 이상봉 디자이너 (사진제공=김시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세계적 명성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의상디자인을 맡았다는 것. 2023년 9월 오스트리아 빈의 벨베데레 궁전에서 선보인 ‘이상봉X구스타프 클림트 패션쇼’와 '한(恨)의 와당(기와), 흥(興)에서 단청’ 콘셉트로 서울패션위크 2024S/S 런웨이에서 선보인 의상들이 <남성창극 살로메> 분위기와 잘 연결된다. 인물의 특징과 성격이 잘 드러나는 동시에 과거와 현재가 만나고, 동서양이 만나고, 남과 여가 하나가 된다는 콘셉트를 담고 있다.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예술감독인 이아람(서울예대 교수)이 음악감독으로, 김현섭 작곡가가 피아니스트로 참여한다. 아쟁주자 김슬지와 첼리스트 이호찬, 피리, 태평소, 생황에 차승현, 가야금 황소라, 타악기 조한민, 타악기 연주와 일렉기타리스트로 신승훈이 참여한다.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만들어내는 완성도 높은 라이브 사운드는 극의 밀도를 높여줄 것이다. 서로 다른 음색들이 조화를 이루다 때로는 부딪치며 미스테리어스한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최, 김시화 주관, 야마하뮤직코리아 협찬으로 진행되는 <남성창극 살로메>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선정되면서 공연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입장권 예매 시작 1시간 만에 5회 공연의 좌석이 대부분 팔려 나갔고, 초연 전부터 전국 공연장들의 러브콜을 받아 4월 강동아트센터 공연이 확정됐다. 다른 도시들의 순회공연 준비도 진행 중이다.

살로메 역에는 김준수와 윤제원 두 배우가 번갈아 출연한다. 입장권 가격은 R석 77,000원, S석 55,000원으로 예매는 인터파크와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사이트에서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