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가 쓴 희곡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입체낭독공연
건설노동자가 쓴 희곡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입체낭독공연
  • 김다인 기자
  • 승인 2024.03.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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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포스터 (제공=국립극단)

[더프리뷰=서울] 김다인 기자 = 작가는 “한 죽음을 기억하고 싶어 희곡을 쓴다, 썼다”라고 작의를 밝혔다. 살아내는 삶에 대해 말하는 희곡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이 국립극단의 [창작공감: 희곡] 입체낭독공연으로 3월 15일(금)-16일(토)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선을 보인다.

[창작공감: 희곡]은 우수한 창작희곡 발굴을 위해 국립극단이 2021년부터 운영하는 온라인 상시 투고 제도다. 국립극단은 접수된 작품 중 일부를 선정, 입체낭독공연으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 [창작공감: 희곡]에는 134편이 응모했으며, 이 가운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작 이용훈),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작 홍경민), <비바, 부에노아이레스!>(작 최영주),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작 서동민) 등 4편이 낭독회로 관객을 만났다. 낭독회를 거친 이들 4편을 대상으로 공연제작 가능성을 다각적으로 검토, 최종적으로 올해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이 조명, 음향, 무대, 의상을 더한 입체낭독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 낭독회 (사진제공=국립극단)

이용훈 작가는 2018년 한국작가회의가 주최/주관하는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그의 연극무대 데뷔작이다. 작품은 공사현장의 철거 노동자로 일하는 극중 인물 고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이용훈 작가는 실제로 건설현장의 일용직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잡부로, 때로는 물류창고 상하차 일을 하며 희곡과 시를 쓴다는 그는 시집을 사러 찾은 중고서점에서 우연히 희곡집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읽고 희곡 쓰기를 시작했다. ’알바’라는 단어 때문에 희곡집을 만났고 희곡을 알게 되었다는 작가는 이번 작품으로 탁월한 재능을 보여줬다.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작중인물 고윤호의 독백을 중심으로 노동현장의 실상과 노동하는 삶의 실체를 생생하고도 무심하게, 담담히 서사한다. 작품은 삶의 고단함을 이야기하지만 노동현실을 직면하여 비판하지도, 비극적으로 인식하지도 않는다. 시어와 같은 아름다운 단어들로 그저 들려줄 뿐이다. [창작공감: 희곡]의 윤성호, 이경미 운영위원은 “노동자의 독백인 일인극과 진술 자체로 희곡을 구성해 연극의 특징 중 하나인 재현을 가로막는 대신 새로운 연극성이라는 그릇을 요구하는 작품”이라며 “노동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목소리가 필요한 때에 노동 최일선의 목소리를 담은 독백을 만나 반갑다”라는 선정평을 전했다.

연출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모순, 부조리를 담담하고 깊이 있는 작품들로 탐구해 온 윤성호가 참여한다. 윤성호 연출은 희곡 <누수공사> <미인> <해맞이>를 썼고 <나는 형제에게 전화를 거네> <나선은하> <죽음의 집> <외계인들> 등을 연출했다.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으로 2018년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선정됐으며, 2020년 <죽음의 집>으로 서울연극제 연출상과 희곡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입체낭독공연 <오함마백씨행장 완판본>은 3월 15일(금) 19시 30분, 16일(토) 15시 및 19시 등 3회에 걸쳐 열리며 선착순 무료 예약으로 관람할 수 있다. 15일(금) 공연 이후에는 윤성호 연출이 관객과 함께하는 예술가의 대화가 예정되어 있다. 8일(금) 14시부터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1인당 입장권 1매 신청이 가능하다. 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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