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의 합창명곡 무대 '한국의 숨결'
국립국악관현악단의 합창명곡 무대 '한국의 숨결'
  • 강민수 기자
  • 승인 2024.03.15 0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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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노, 신상근, 이유라, 하윤주 출연
(사진제공=국립극장)
'한국의 숨결' 포스터 (제공=국립극장)

[더프리뷰=서울] 강민수 기자 =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관현악시리즈 III <한국의 숨결>을 3월 29일(금) 저녁 7시 30분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이날 무대에서는 국립합창단과 함께 우리의 전통 정서를 담은 한국적 색채의 <시조 칸타타>와 장르 간 경계를 허문 현대적 색채의 <천년의 노래, REBIRTH> 두 곡을 선보인다. 국립국악관현악단 72명과 국립합창단 54명, 소프라노, 테너, 정가 가객 등 130여 명이 무대를 가득 채워 웅장한 합창을 들려준다. 지휘는 KBS국악관현악단 상임지휘자 박상후가 맡았다. 

<시조 칸타타>, 다른 시공간에서 태어난 두 성악 장르의 조화

1부에서는 이영조 작곡 <시조 칸타타>를 소프라노 이유라, 테너 신상근, 정가 가객 하윤주의 협연으로 들려준다. 우리 고유의 정형시이자 전통음악의 한 갈래인 시조와 독창·중창·합창으로 이루어진 서양 고전음악 칸타타를 결합한 작품으로 2020년 초연됐다.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태어난 두 성악 장르가 조화를 이룬 <시조 칸타타>는 소재와 창법,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연주까지 전통적인 요소가 생생히 느껴지는 합창곡이다.

작곡자는 “한국 전통음악이라는 우리만의 진솔한 맛을 서양의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악곡 형식의 그릇으로 담아낸 곡”이라고 밝혔다. 총 3부로 구성된 이 작품의 가사는 ‘자연과 인간’이라는 주제 아래 자연, 사랑, 효심을 소재로 노래한 시조로 구성됐다. 작곡자는 고려 말 문인 원천석의 시조부터 조선시대 기녀 황진이의 시조까지 다양한 인물의 시조를 가사로 삼고, 일부 가사는 현대어로 쉽게 풀어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60분에 달하는 곡을 30분 길이로 축약해 올린다. 


<천년의 노래, REBIRTH>, 음악으로 이어진 이어령의 기개

2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이자 석학인 이어령 선생이 조감해 온 우리 민족의 이야기를 가사와 음악으로 담아낸 <천년의 노래, REBIRTH>(2021년 초연)를 테너 존 노의 협연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어령의 한국문화론이 담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한국인의 신화』 『뿌리를 찾는 노래』 『한국인 이야기』 등에서 발췌한 내용을 노랫말로 엮었다. 작곡은 국립합창단 전속 작곡가 출신으로 합창음악 작곡에서 주목받는 우효원이 맡았다.

총 5개 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에는 이어령이 한국인의 사상적 원형으로 지목한 단군설화 속 ‘신시(神市)’, 삶의 자세로 강조한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 등이 담겨 있다. 1장 ‘신시의 아침’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화음이 흐른다. 이어지는 2장 ‘흙, 바람, 눈물’에서는 질곡의 역사 속 우리 민족의 고난과 아픔을, 3장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에서는 죽음의 본질과 두려움을 노래한다. 성대한 합창으로 희망을 노래하는 4장 ‘노래여, 천년의 노래여’, 우리 민족의 노래인 아리랑의 선율로 구성된 5장 ‘환희의 아리랑, REBIRTH’까지 작품 전반에 한국인의 한과 흥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우효원 작곡가는 “이어령 선생님의 깊은 성찰의 언어를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만, 덕분에 더욱 단단하게 음악을 끌어갈 수 있었다”라며 “음악과 함께 가사의 내용과 깊이를 봐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지휘를 맡은 박상후는 만 38세에 KBS국악관현악단 최연소 상임지휘자로 임명되어 주목받은 인물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정오의 음악회> <황홀경> 등에서 함께했으며, 명료한 곡 해석력과 섬세하고 정확한 지휘 동작을 보여준 바 있다.

입장권 예매 및 공연 문의는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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