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에르 희극의 진수 '스카팽' - 전회차 '열린 객석'으로 공연
몰리에르 희극의 진수 '스카팽' - 전회차 '열린 객석'으로 공연
  • 이미우 기자
  • 승인 2024.03.29 12: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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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스카팽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단)
2024 '스카팽' 공연 포스터 (사진제공=국립극단)

[더프리뷰=서울] 이미우 기자 = 국립극단은 대표 레퍼토리의 하나인 <스카팽 Les Fourberies de Scapin>을 4월 12일부터 5월 6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한다.

<스카팽>은 몰리에르가 쓴 <스카팽의 간계 Les Fourberies de Scapin>를 원작으로 2019년 국립극단에서 제작, 초연했다. 당시 관객들의 압도적인 찬사와 더불어 <월간 한국연극> 선정 2019 올해의 공연 베스트 7, 제56회 동아연극상 무대예술상 등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관객들의 지속적인 요청 쇄도로 2020년, 2022년 재연을 거쳐 올해 관객과의 네 번째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릴랙스트 퍼포먼스(Relaxed Performance)'를 지향하는 ’열린 객석’으로 공연 전 회차를 진행한다. 릴랙스트 퍼포먼스는 자폐나 발달장애인, 노약자나 어린이 등 감각자극에 민감하거나 경직된 여건에서 공연관람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극장의 환경을 조절한 공연을 뜻한다. 조명이나 음향 등 감각자극을 완화하고 공연관람 중 자극에 반응해 발생하는 소리나 움직임이 공연을 즐기는 데 장벽이 되지 않도록 공연장을 관리하고 운영한다.

2022 스카팽 공연 (사진제공=국립극단)
2022 '스카팽' 공연 (사진제공=국립극단)

'열린 객석'은 일반적인 공연과 달리 공연 중간에도 자유로운 입퇴장이 가능하고 관객이 소리를 내거나 좌석 내에서 몸을 뒤척여 움직일 경우에도 제지를 최소화한다. 극장환경에 관객이 편안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객석 입장시간을 앞당기고 공연 중에도 객석 조명을 어둡지 않게 유지한다. 관객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애착 인형 등도 소지 가능하다.

극장 로비도 관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운영된다. 명동예술극장 4층 로비에 마련된 관객 휴식공간은 공연 전후뿐만 아니라 공연 중에도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다. 극의 내용이나 대사의 즉각적 인지와 소화가 어려운 관객은 1층 로비에서 먼저 대본을 열람할 수도 있으며, 텍스트 기반이 아닌 아이콘 등으로 시각화된 이미지의 공연자료를 사전제공한다. 1층 로비에 무대모형을 설치해 터치투어를 진행하며 함께 설치된 QR코드로 공연에 대한 음성 가이드도 청취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 관객 등을 위해 공연 소개 전단에도 점자를 입혔다.

작품은 매력적인 캐릭터 스카팽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로, 짓궂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하인 스카팽이 두 집안의 정략결혼에 맞서 두 쌍의 연인들이 진짜 사랑을 지킬 수 있게 도와준다. 재벌인 아르강뜨와 제롱뜨가 자녀의 정략결혼을 결정하고 여행을 떠난 사이 그들의 자녀들은 각자 신분도 모르는 사람들과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눈이 먼 연인들은 하인 스카팽에게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쟁취할 방안에 대해 도움을 청하는데 이때 사심을 곁들인 스카팽의 작전이 시작된다. 거듭되는 우연으로 결국 해피엔딩을 맞게 된다는 희극적 상황에서 익살스러운 스카팽이 펼치는 활약에 깃든 번뜩이는 재치와 입체적인 움직임이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022 스카팽 공연 (사진제공=국립극단)
2022 '스카팽' 공연 (사진제공=국립극단)

임도완 연출은 이러한 <스카팽>의 서사에 현대적 요소를 가미한 각색이라는 숨을 불어넣어 17세기 작품을 21세기에 살게 했다. 땅콩회항, 학제개편, 논문표절 등 시즌마다 최신 트렌드와 화제시건을 위트 있게 삽입했던 그가 이번 시즌에는 어떤 각색으로 지배계층의 위선과 탐욕을 비꼬는 동시에 갑질과 부조리의 한국사회에 통쾌한 일침을 날릴지 기대된다.

초연부터 빠짐없이 함께해온 이중현(스카팽), 성원(몰리에르), 박경주(실베스트르), 이호철(옥따브)은 이번 시즌에도 함께해 관객의 유머코드를 노리고, 안창현(레앙드르), 문예주(아르강뜨/네린느), 이혜미(아르강뜨/네린느)가 능청스럽고 노련한 연기를 더한다. 이다혜(이아상뜨), 정다연(제르비네뜨), 이후징(제롱뜨) 등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은 새롭고 산뜻한 코미디 연기로 객석에 웃음바다를 안겨줄 예정이다.

전 회차 열린 객석 운영과 더불어 4월 12-15일에는 접근성 회차도 도입한다. 수어통역사들이 배우의 동선을 따라다니면서 그림자 수어통역을 진행하는 한국수어통역과 음성해설, 한글자막, 이동지원 등이 지원된다. 한편 4월 21일 공연 종료 후에는 임도완 연출과 출연진 전원이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예정돼 있다.

명동예술극장 공연 후에는 지역 순회공연으로 안동문화예술의전당(5월 16-17일), 경남문화예술회관(5월 24-25일), 군포문화예술회관(5월 31일-6월 1일), 하남문화예술회관(6월 7-8일)을 찾는다.

입장권은 R석 6만원, S석 4만5천원, A석 3만원으로 국립극단과 인터파크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1644-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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